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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 9월 13일 화요일

금요일 야근하는 동료에게...(from 나가수)

우리 사업부에서는 "소나기"라고 해서 매주 금요일 돌아가면서 글을 써서 동료들에게 보낸다. 내 차례가 되어서 쓴 글을 올린다. ============================================================= 요즘 좀 시들해졌지만, 최근까지 '나는 가수다'라는 프로그램이 많은 인기를 얻고 있습니다. 이 프로그램은 제목부터가 다소 거만하다는 느낌입니다. 하지만 자신의 존재를 단순하면서도 강력하게 표현해냅니다. 이름 참 잘 지었지요! 실제 노래하는 모습을 보면 이 생각은 더욱 굳어져 '그래 젠 가수야'라고 인정하지 않을 수 없게 됩니다. 어떻게 하면 가수가 '나는 가수다'라고 당당하게(거만하게) 말할 수 있을까요? 최근 나가수 박정현이 출연한 무릎팍 도사라는 프로그램을 보면서 제 나름의 해답을 찾을 수 있었습니다. 다들 아시겠지만 무릎팍 도사는 이미 성공한 사람들의 이야기입니다. '세상이 인정해 주는' 사람들의 이야기입니다. 이 이야기는 '웃음'과 '눈물'을 담고 있지요. 인생의 심각한 장면을 가벼이 넘겨 버리는 웃음과 사랑하는 이에 대한 미안함이나 고독과 실패의 회상으로 부터의 눈물이 그것입니다. 최근 '깊은 인생(2011,구본형 저)'이란 책을 읽었는데 기억에 남는 인상 깊은 구절이 있었습니다. "고독을 견디지 못하면 존재를 지킬 수 없다" "고독이란 아무도 알아 주지 않는 일을 매일하는 것이다" 박정현이든 김연아든 박태환이든 세상이 둥글다는 사실을 처음 발견한 사람이든 태양이 지구를 도는 것이 아니라 지구가 태양을 돈다는 사실을 처음 알아 버린 사람이든... 분명 어둠의 시간, 고독의 시간이 있었으리라 짐작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그런 시간들 덕분에 이들은 자기의 존재를 굳건히 지켜낼 수 있었습니다. 그렇다면.... 나는 뭘까요?^^ 프로젝트를 관리하니 PM이고 교육과정을 개발하니 교수설계자라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나는 PM이다! 나는 교수설계자다! ...라고 당당하게 말하기엔 아직 부족합니다. 물론 세상도 아직 입을 떡 벌리면서 칭찬하지도 않습니다. 아마 조금더 고독을 겪어야 하나 봅니다. 저는 모두가 퇴근한 사무실에 남아서 야근할 때 고독감을 느낍니다. 이런 생각도 하죠. "내가 무슨 영화를 볼라꼬~" 이런 느낌과 생각은 대부분의 동료 선후배님도 경험했으리라 확신합니다!^^; 나가수와 무릎팍 도사는 일깨웁니다. 그런 일상의 고독감들이 모여 모여 나는 PM이다... 나는 교수설계자다...라고 세상에 대해 당당하게 말할 수 있게 된다고. 오늘은 금요일입니다. 오늘밤 누군가는 멀티캠퍼스 2층,3층,5층,13층,지하T/F룸의 불을 끄고 퇴근할 것입니다. 달콤한 금요일 밤을 야근으로 날려 버려야 할 사랑하는 동료에게 나가수와 무릎팍 도사의 메시지가 위안이 되길 바랍니다.

2011년 6월 27일 월요일

리더십이라는 제3의 영역에 몰입하기

인간은 본래 '온전함'에 대한 욕망이 있기 때문에
스스로 개선할 수 있는 힘이 있다는 믿음.

이 믿음은 논리의 문제가 아니라 선택의 문제인 것 같다.
일상에서 이 믿음은 자주 깨어진다.
그럼에도 이 믿음을 지키면서 살아 가는 것이 좋겠다는 생각이다.

"가다머의 해석학적 치료와 리더십"이라는 최동석 교수님의 강의다.
대학원에서 이 분을 만난 덕분에 동료들을 조금 더 '사람답게' 보게 되었다.



위엣것 보셨다면 아래것 이어서~

2010년 12월 19일 일요일

2010년 버리기...

(경기여성e-러닝센터 2010년 12월 뉴스레터 "Letter in the News Letter"에 기고한 글입니다)

세월 참 빠릅니다. 한 살을 먹은 지가 엊그제 같은데 얼마 있으면 또 한 살을 먹어야 한답니다.

한해를 보내면서 그리고 새로운 한해를 맞으면서 꼭 해야겠다고 스스로에게 약속한 것이 있습니다. 바로 집안 정리입니다. 특히 책장과 서랍의 난잡함을 올해가 가기 전에 정리할 생각입니다.

흔히 “새것을 채우려면 먼저 비워야 한다”고 합니다. 그래서 이번 집안 정리의 컨샙은 ‘버리기’로 잡았습니다. 언젠가는 쓸지 모른다는 생각에 아무렇게나 처박아 놓았던 것들을 모두 버릴 생각입니다. 버리면 다시 쓰지 못한다는 불안감이 여전히 없지 않습니다. 그래서 버리는데는 약간의 용기가 필요합니다. 하지만 생각을 조금만 바꾸면 버리는 것을 즐길 수도 있겠다 싶습니다. 우선은 버림으로 인해 생긴 넉넉한 공간이 주는 여유로움이 좋을 것 같고, 그 공간이 어떤 새롭고 멋진 것들로 채워질까하는 설렘도 있을 듯합니다.

분주하게 2010년을 지나온 경기여성e-러닝센터도 한 해를 정리해야할 때가 왔습니다. 올 초 새로운 사이트를 오픈했을 때 예기치 못했던 장애를 해결하느라 진땀을 흘리기도 했고, 야심차게 시작한 온라인커리어코칭 서비스가 국제 컨퍼런스에서 베스트 페이퍼(Best Paper)로 선정되고, 12월에는 자치정보화대상에서 대통령상을 수상하는 영예도 얻었습니다. 11월말까지 회원수는 약1만5천명이 증가해서 연말에는 전체 회원이 7만명에 이를 것 같고, 한해 연간 교육생도 지금의 추세라면 7만 명을 훌쩍 넘을 것 같습니다. 온라인커리어 코칭을 받은 회원들도 한해 2천6백명 정도가 될 것 같습니다. 이런 성과와 숫자에는 회원님들의 관심과 애정이, 운영진의 고민과 노력이 숨어 있습니다.

썩나쁘지 않은 성과이지만 여전히 아쉬움이 많습니다. 그리고 이 아쉬움의 기저에는 위기감도 있습니다. 센터가 회원들에게 콘텐츠에 있어서나, 시스템에 있어서나, 대회원 서비스에 있어서나 혁신하고 완전히 새롭게 다가가지 않으면 안 될 것 같은 위기감 같은 것입니다. 경기여성e-러닝센터의 혁신과 변화의 방향과 구체적인 실행계획이 당장에 나오긴 힘들 것입니다. 하지만 가장 먼저 해 볼 수 있는 것이 ‘버리기’라는 생각이 듭니다. 콘텐츠에서나 홈페이지에서나 대회원 서비스에서나 꼭 필요하지 않은 것을 버릴 수 있다면, 버림으로 인해 만들어진 공간에 혁신과 변화를 채워 넣을 수 있을 것입니다.

새해에는 쓸데없는 곳에 시간과 에너지를 낭비하지 않고 그 순간 가장 절실하고 필요한 일에 집중할 수 있었으면 합니다. 그러기 위해 얼마 남지 않은 2010년 동안에는 일부러라도 버리면서 마음가짐을 새롭게 다잡아야 겠습니다.

2010년 10월 5일 화요일

가을 맞이 한 컷!

경기도여성능력개발센터와의 인연은 생각보다 길다. 얼마나 길까?

2010년 7월 19일 월요일

더워야할 여름에 바라는 시원함의 모순

요즘 저는 경기여성e-러닝센터 위탁운영사업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이 곳에서 매월 회원들이게 이메일로 뉴스레터를 보내는데요. 회원들과의 친밀한 소통을 하기위해 "Letter in the news letter"라는 코너를 만들기로 했습니다. "작성할 사람~~?" 8명의 매니저들 모두 갑자기 숙연해졌습니다...어쩝니까?
제가 첫 작성자로 자원(?)하게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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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참 덥습니다.

여름엔 더워야 하고 겨울엔 추운 것이 세상 이치인 줄 알면서도
오늘 같은 더위는 쉽게 수긍이 가지 않습니다.

경기여성e-러닝센터를 운영하면서도 비슷한 생각을 하게 됩니다.
누가 보더라도 '이렇게 하는 것이 더 좋다'는 것을 잘 알면서도,
정말로 그렇게 실행하는 것이 생각처럼 쉽지않은 것이 현장의 모습입니다.

고객의 소리(VOC: Voice of Customer)도 이 경우에 속하는 것 같습니다.
오늘은 현재 경기여성e-러닝센터 운영팀이 VOC를 대하는 태도와 고민에 대해 풀어 보겠습니다.

회원님께서는 '모니러닝 운영단'에 대해 알고 계십니까?
모니터링 운영단은 '고객의 소리를 실제 서비스에 반영하겠다'는
목적으로 도입된 제도입니다.
회원분들 중에서 선발된 모니터링 운영단은 매년 경기여성e-러닝센터에서
제공하는 각종 서비스(온라인 교육 서비스, 역량진단 서비스,
온라인커리어코칭 서비스 등)를 고객의 입장에서 체험해 본 다음 평가하고
개선안까지 제안해 주고 있습니다.

올해는 모니터링 운영단 1기가 4~5월에 운영되었고, 그 결과가 6월에 취합되었습니다.
취합된 VOC의 내용은 참으로 많고 다양했습니다.
일부는 저희 운영팀에서도 알고 있는 사항이었지만,
일부는 운영팀이 미처 파악하지 못하고 있던 것도 있었습니다.

유형별로 깔끔하게 정리된 VOC의 '기다란' 목록을 보면서
저희 운영팀은 고민에 빠지게 되었습니다.

대부분의 VOC 내용은 인정할 수 밖에 없는 '옳은 지적'이었습니다.
문제는 저희 운영팀이 현재의 서비스를 유지하는데 대부분의 시간과
노력을 들이고 있는 상황에 놓여 있다는 것 있습니다.
아마도 이런 현실적인 한계 때문에 수년 전부터 취합된 VOC목록은
깔끔하게 정리된 문서로만 지금까지 남아 있었던 것 같습니다.

VOC목록을 앞에 놓고 저희 운영팀은 3가지를 자문해 보았습니다.

-. 운영팀에게 고객의 소리는 있는 것이 좋은가, 없는 것이 좋은가?
-. 운영팀은 고객의 소리를 '정말로'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는가?
-. VOC목록 중 지금 당장 반영할 수 있는 것이 있지 않겠는가?

이런 내부 논의와 고민 끝에 '퀵메뉴'라는 것이 탄생하게 되었습니다.
올해 1기 모니터링 요원 7분 중에서 4분이 약속이나 한 듯 "수강신청
찾아가기가 힘들어요. 퀵메뉴가 있었으면 좋겠어요"라는 VOC를 주셨습니다.
아래 화면 우측의 QUICK MENU 보이시지요?






회원님께서는 사이트 우측에 퀵메뉴 하나 추가하는 것이 무엇이 그리
대단한 일이냐고 핀잔을 주실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하지만 퀵메뉴에 포함될 메뉴를 결정하기 위해 왠만한 교육 사이트들은 다 찾아 다녔습니다.
디자인도 사이트 전체 컨셉을 해치지 않게 몇번의 수정을 했습니다.
시스템적으로는 메뉴가 변경되더라도 쉽게 반영될 수 있도록 프로그래밍을 했습니다.
이 과정에서 생각지도 못했던 오류나 누락이 발견되어 보완을 하다 보니
결국은 7월 중순이 되어서야 회원님께 퀵메뉴를 선보일 수 있게 되었습니다.

지금은 모니터링 운영단 2기가 운영되고 있습니다. 이 분들로 부터 어떤 VOC가 나올지 궁금합니다.
저희 운영팀이 취합된 VOC 모두를 반영할 수는 여전히 없을 것 입니다.
하지만 고객의 소리에 높은 가치와 의미를 부여하고 있으며,
그 가치를 실현하기 위해 일상적 운영활동에 머무르지 않고
서비스 개선을 위한 실천 의지를 가지고 있다는 어찌보면 당연한 말씀을 드립니다

운영팀에게 고객의 소리는 여름의 더위 처럼 거부할 수 없는 '운명'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운영팀에게 고객의 소리가 무용지물(無用之物)로 받아들여지면 경기여성e-러닝센터는 오래가지 못할 것이라 믿습니다.
이는 여름에 더위가 사라지면 지구는 곧 종말을 맞게 되는 이치와 같은 것이지요.

약간 서늘한 말씀으로 편지를 접습니다.
조금 시원해 지셨습니까?^^

경기여성e-러닝센터 운영팀 드림

2010년 3월 20일 토요일

오늘 나는 대학을 그만둔다, 아니 거부한다

자발적 퇴교를 앞둔 고려대학교 경영학과 3학년 김예슬

오늘 나는 대학을 그만둔다, 아니 거부한다

오늘 나는 대학을 그만 둔다.
G세대로 '빛나거나' 88만원 세대로 '빚내거나', 그 양극화의 틈새에서 불안한 줄다리기를 하는 20대.
무언가 잘못된 것 같지만 어쩔 수 없다는 불안에 앞만 보고 달려야 하는 20대.

우리들의 다른 길은 이것밖에 없다는 마지막 믿음으로 이제 나의 이야기를 시작하겠다.
나는 25년간 긴 트랙을 질주해왔다.
친구들을 넘뜨린 것을 기뻐하면서, 나를 앞질러 가는 친구들에 불안해하면서, 그렇게 '명문대 입학'이라는 첫 관문을 통화했다.
그런데 이상하다.
더 거세게 채찍질 해봐도 다리 힘이 빠지고 심장이 뛰지 않는다.

지금 나는 멈춰 서서 이 트랙을 바라보고 있다.
저 끝에는 무엇이 있을까?
'취업'이라는 두 번째 관문을 통과시켜 줄 자격증 꾸러미가 보인다.
다시 새로운 자격증을 향한 경쟁이 시작될 것이다.
이제야 나는 알아차렸다.
내가 달리고 있는 곳이 끝이 없는 트랙임을.

이제 나의 적들의 이야기를 시작하겠다.
이름만 남은 '자격증 장사 브로커'가 된 대학. 그것이 이 시대 대학의 진실이다.
국가와 대학은 자본과 대기업의 '인간 제품'을 조달하는 하청업체가 되었다.
기업은 더 비싼 가격표를 가진 자만이 접근할 수 있도록 온갖 새로운 자격증을 요구한다.
10년을 채 써먹을 수 없어 낡아 버려지는 우리들은
또 대학원에, 유학에 돌입한다.
'세계를 무대로 너의 능력만큼 자유하리라'는 넘치는 자유의 시대는 곧 자격증의 시대가 되어버렸다.

졸업장도 없는 인생이 무엇을 할 수 있는가?
큰 배움없는 '大學없는 대학'에서 우리 20대는 '적자세대'가 되어 부모 앞에 죄송하다.
젊은 놈이 제 손으로 자기 밥을 벌지 못해 무력하다.
스무살이 되어서도 꿈을 찾는게 꿈이어서 억울하다.

언제까지 쫓아가야 하는지 불안하기만 하다.
나는 대학과 기업과 국가, 그들의 큰 탓을 묻는다.
그러나 동시에 내 작은 탓을 묻는다.
이 시대에 가장 위악한 것 중 하나가 졸업장 인생인 나,
나 자신임을 고백할 수 밖에 없다.

그리하여 나는 오늘 대학을 거부한다.
더 많이 쌓기만 하다가 내 삶이 시들어버리기 전에.
쓸모있는 상품으로 '간택'되지 않고 인간의 길을 '선택'하기 위해.
이제 나에겐 이것들을 가질 자유보다는
이것들로부터의 자유가 더 필요하다.
나는 길을 잃을 것이고 상처 받을 것이다.
그러나 그것만이 삶이기에.
생각한대로 말하고
말한대로 행동하고
행동한대로 살아내겠다는 용기를 내련다.

이제 대학과 자본의 이 거대한 탑에서 내 몫의 돌맹이 하나가 빠진다.
탑은 끄떡 없을 것이다.
하지만 대학을 버리고 진정한 大學生의 첫발을 내딛는 한 인간이 태어난다.
내가 거부한 것들과의 다른 싸움을 앞두고 말한다.
그래, "누가 더 강한지 두고 볼 일이다"